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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보낸 시간 여행/문화,언어로 보는 헝가리

헝가리인과 함께 일할시 알아두면 좋은 점(문화 충돌 등)

by 앨리05 2020.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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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독특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면, 헝가리에 파견 나가 헝가리인들과 함께 일을 해본 것이다. 

단순 여행이 아닌 비즈니스 파트너(Business Partner)로서의 헝가리인은 어떠했는지 개인적인 경험과 함께 일하던 분들의 의견을 통해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소통과 이해의 문제들을 어떻게 다루는 게 좋을지 풀어보려 한다. (다만,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경험과 주변 일부의  경험과 의견임으로 전체를 대변할 수는 없겠다)


"오랜 공산주의 국가 체제에서 비롯된 잘못된 변명"

헝가리는 1945년~1989년까지 약 45년간을 공산주의 국가로 체제를 유지해왔다.

하여 공항에 도착하면 부다페스트 시내로 들어가기까지 차에서 보는 풍경은 회색의 벽과 통일된 느낌의 다소 삭막한 거리가 평소 TV에서만 보며 우리가 상상하던 헝가리의 야경이 주는 화려한 느낌과는 다소 이질감이 들게 만든다.

 

 

북한 공작원과의 총격전을 첫 화에 보여주었던 이병헌, 김태희 배우 주연의 드라마 '아이리스'가 헝가리 부다페스트 부다 왕국에서 촬영된 것은 단순히 유럽의 아름다운 풍경 때문만이 아니라 이러한 역사적 배경이 함께 한다. 

(이때 김태희 배우님을 보겠다고 부다 왕궁과 촬영지 근처에 한국인들이 엄청 몰려들었다고;;;

난 가지 않아 직접 보지는 못했다만.)

 

1989년 10월 23일 헝가리 민주 공화국을 선포하고 '90년에 자유선거를 실시하기까지 긴 시간을 개인의 자유가 억압되는 공산주의 체제하에 있었기에 헝가리인들 중에는 현장이나 업무에 실수나 문제가 생기면 솔직히 말하기보다 에둘러 변명을 늘어놓거나 발뺌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것은 40여 년이 넘게 지속해오던 공산주의 시절 자기 잘못을 인정하는 순간 바로 보복성 조치가 내려지던 정권이나 사회 분위기의 영향이 아직 그들의 무의식이나 생활 속에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러한 이유로, 헝가리인에게 업무 지시나 협업이 필요할 경우 지시한 바와 기한 등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이뤄졌는지 명확히 업무 다이어리에 적어 놓고, 문제가 생길 경우 이를 근거로 즉시 보여주는 것이 좋다고 한다.

물론 2020년대까지 세대가 변해오며 모두가 이렇다고 단정 지어 말할 수는 없다.

 


"자신의 노하우보단 문서상 기준과 SPEC을 정확히!"

이와는 다른 이유로 유럽인들 중에는 'SPEC대로' 정확히 법이나 규칙, 수치 등을 따져 지키는 경우가 많아, 우리식으로 다시 말하면 일할 때 '유두리가 없다'라고 생각해 답답할 수도 있고, 어떻게 보면 스스로 책임 못질 일은 하지 않고, 정해진 규격에 따르는 품질의식이 투철하다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어떠한 제품을 만들 때 한국의 숙련공들이 경험과 노하우로 "이 정도는 정말 문제없어, 이건 오히려 'SPEC'이 잘못된 거야 (그러니까 기준의 오류)"라고 하는 경우, 설사 정말 기준의 오류 일지라도 헝가리인들은 규정이나 규칙에 없으면 허가를 내주지 않아 '빨리빨리'를 좋아하는 한국 문화권에서는 업무를 처리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니 처음부터 SPEC과 허용치, 기준을 정할 때 문서에 명확히 제시해주어야 한다.

(참고로 같이 일하다 보면 헝가리인 대다수가 한국어로 '빨리빨리'가 무슨 말인지 알아서 습득하고 있다;;;;;;;)

 

 


"상사의 권한을 인정하나, 아닌건 아닌!"

헝가리인들이 직장 상사를 대할 때 보면 가끔 정말 동료를 대하듯 수평적이고 편안해 보인다. 하지만 확실히 친구와는 다르고 'Boss'라는 개념이 있어 서로 이름을 부르긴 하지만, 나의 'Boss'로서의 권한과 위계는 서로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유교적 전통적 위계의 수직적인 문화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이것도 개인의 성향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확실히 상사를 대함에 있어 자신의 의견을 말하거나 주장하는데 자유롭고 거침이 없고, 윗 상사 눈치를 심하게 보거나 말도 안 되는 지시를 상사가 내릴경우 무조건 '알겠습니다'라고 시행하는 경우는 잘 없다. 

(이 부분이 우리나라에서 오래 근무를 하던 분들이 해외에 나가 이러한 성향을 가진 직원들 대다수와 일할 때 또 힘들어하는 부분이기도 한 것 같다.)

 

 

한 예로 미국에서 '오바마 부부'가 찍은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로 심지어 오스카 다큐상까지 받은 "아메리칸 팩토리"를 아시거나 보신 분이 있을지 모르겠다. 중국인이 CEO로 미국에 큰 공장을 짓고 미국 인력을 채용하여 운영해 나감에 있어 중국과 미국의 문화나 인식, 직장 생활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갈등 등을 그대로 보여 주는 다큐인데, 나 역시 전체 다큐의 내용을 다 보진 못했지만, 부분 부분 소개 영상을 보며 상당히 공감할 만한 내용이 많았다. 

갑자기 미국 다큐 이야기를 하는 데는 사례가 비단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만 겪는 갈등의 내용이 아니라 '우리와 헝가리인' 사이의 발생하는 일, 서로가 서로를 이해 못하겠다고 바라보는 시각과 얼빠진 표정이 정말 리얼하고 비슷했기 때문이다.

 

다큐에서 보면 중국 CEO가 미국 공장을 방문하여 공장의 한 문의 위치가 잘못된 거 같지 않냐고.... 말하고 지나간다.

이 말 한마디에 중국 주재원이나 인사팀 사람(중국 매니저)들은 문의 위치를 당장 바꾸라고 '미국 공장 주임(현장 감독관, 책임관)'에게 지시를 한다. 하지만, 그 미국인은 문의 위치가 왜 저기 있어야 하는지 안전과 관련된 규칙, 법규를 들어 설명하고, 갑자기 말 한마디에 큰 돈을 들여 문의 위치를 바꾸는 것은 굉장히 비효율적이며 인력과 예산의 낭비임을 주장한다. 그냥 다큐의 이 한 장면이 바로 미국과 유럽권과는 다른 아시아권(한국/중국 등)의 직장 문화와 이해의 차이를 여실히 보여 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그 중국 매니저들은 미국인들은 중국인들에 비해 손이 느리고 시간 대비 효율이 떨어진다고 큰 불평을 한다. (어느쪽의 말이 맞는 걸까?) 

 


"가족과 시간, 직주 근접, 능력과 보수에 따른 이직"

또 헝가리인들에게 '가족'과의 시간과 '직주 근접' 회사의 이직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이다. 그만큼 퇴근 후나 업무 시간 외 가족과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중요한 요소로 생각한다. 물론 '돈'도 그들이 고려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요즘은 우리나라도 많이 바뀌었지만, 회사에 대한 충성도와 동료 관계 등도 중요한 요소로서 단순히 '급여' 만을 이유로 이직을 결정하지는 않는 우리와 다르게 일단 급여를 높게 준다면 이직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고, 다른 이들도 이를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도 않는 문화라 이직률이 높은 편이다. 


아이러니한 점은 시간이 지나고 '현지화', 즉 현지에서 사업이나 한국 공장이 안정화 될 시기쯤 되면 헝가리인들도 한국인들 같이 변해 있다. 좋은면이던 나쁜면이던 간에. 아니면 정말 회사에는 한국화 될 수 있는 직원들만 남아 안정화 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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