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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보낸 시간 여행/유럽대륙 돌아다니기

[독일/드레스덴] 검은 잿빛의 도시 여행 (ft.드레스덴 폭격, 군주의 행렬)

by 앨리05 2021.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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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드레스덴] 검은 잿빛의 도시 여행 (ft. 드레스덴 폭격, 군주의 행렬)


김영하 작가의 <여행의 이유>라는 책의 1장은 중국으로 떠나려던 작가의 추방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어떻게 보면 실패한 여행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작가는 그렇기에 더욱 인상깊게 남은 여행이며, 난생처음 추방자가 되어 대합실에 앉아 있었던 것은 매우 진귀한 경험으로 실패할수록 쓸거리가 더욱 많아진다고 했다. 

 

#잿빛의 도시 드레스덴 광장 모습

 

맞는 말인 것 같다.
그러한 면에서 나에게 추방까지는 아니지만 첫 시도에 그 나라로 떠나지도 못하고 돌아온 여행지가 바로 '독일의 드레스덴'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떠나기로 한 열차가 갑작스런 헝가리 철도청의 파업으로 취소가 되었고, 아예 출발 조차 못하게 되었다. 확실히 이러한 경험을 하면 기억에 아주 강렬하게 남긴 한다. 

(그런데,,,,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갑작스런 파업으로 취소된 열차 티켓의 금액을 환불받았는지,,,,,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환불받았겠지?!!!)


■ 검은 돌의 '드레스덴'. 전쟁의 기억을 간직하다.

#검은 잿빛의 건축물 사이를 지나가는 노란색 신식 트램이 대조적으로 묘한 인상을 준다. 

 

<알쓸신잡> 유럽 편을 보면 유시민 작가는 가장 기억에 남는 유럽이 도시가 '드레스덴'이라고 말하며 건축가 유현준 교수에게 그곳의 건물에 대해 묻는 장면이 나온다. '드레스덴'이란 도시에 가면 아주 묘한 기분이 든다며,,,(유현준 교수는 건축사에 독일보다는 이태리가 더 중요하다며,,, 말을 돌리지만,,,,)

 

그건 아마도 무자비한 '드레스덴 폭격' 당시 폐허가 되고 불 탄 돌들을 그대로 사용하여 건축물을 복원하여 대부분의 구시가지 건축물들이 검게 그을려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여느 아름답고 화려하고 웅장한 건축물을 자랑한 유럽의 다른 구시가지를 여행할 때와는 확실히 다른 강렬한 인상을 준다.  

<드레스덴 폭격>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의 하나로 '엘베 강변의 피렌체' 라 불리던 드레스덴은 1945년 2월 13일~14일 800대의 미국과 영국 폭격기의 공격으로 거의 완전하게 파괴되었다. (*출처 : 네이버 지식 백과)

-무자비한 폭격이 계속되어 시가지의 6.5km가 파괴되었고, 전체 사망자 수는 약 35,000명으로 추정된다. 드레스덴의 경우 군수 시설보다 민간인 거주지가 더 많은 피해를 보았기에 유럽 전선의 폭격 작전 중 가장 큰 피해를 입힌 작전이자 가장 크게 논란을 일으킨 작전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출처 : 나무 위키) 

#과거의 기억을 간직한 채로 검게 그을린 부분 때문에 매끈하게 복원된 하얀 부분이 한 건물에 대조적으로 더 두드러져 보인다.


 

■ 검은 돌의 기억 '츠빙거 궁전', 폭격 속의 기적 '군주의 행렬'

 

거뭇거뭇 그을음이 잔뜩 낀 검은 벽돌을 보며 도시를 걷노라면 여러 가지 다른 생각이 든다. 이 검은 돌들은 실제로 그 옛날 폭격 당시부터 그곳에 있으면서 전쟁의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이렇게 독일인들은 그들의 역사를 그대로 후대에서 후대까지 잊지 않고 가슴에 새기고자 함이었을까.

 

드레스덴의 대표적인 관광지 인 '츠빙거 궁전'독일 바로크 양식의 걸작으로 불리는 작센주 최고의 궁전이라지만, 난 그곳을 돌아보며 그 옛날로 돌아가 하늘에서 폭격이 떨어지는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궁전 안에는 축구 경기를 몇 팀이라도 할 수 있을 만큼 넓은 정원이 있는데, 그곳으로 화려 하디 화려한 바로크 시대의 드레스를 입은 공녀나 귀족이 헐레벌떡 치맛자락을 꽉 쥐로 뛰어나오는 모습. 어쩜 높은 지위의 사람들은 미리 정보를 가지고 이미 도시를 떠나버렸을지도 모른다. 

 

#츠빙거 궁전의 내부 모습

 

그 어마어마한 폭격에도 불구하고 기적적으로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고 보존된 드레스덴의 길이 101의 벽화 '군주의 행렬'을 볼 때는 '세상에 정말로 운이 좋은 건축물? 이 다 있다,'는 사실에 감탄을 하며, 저 작센 왕국의 군주의 행렬 속의 누군가는 아까 '츠빙거 궁전'에서 급박하게 대피하던 공녀의 약혼자고 그들은 이 험난한 배경 속에서도 애틋한 사랑을 계속한다?! 뭐,,,,,이런 상상. 

 

 

#레지덴트 성은 폭격으로 파괴되어 재건되었는데 이 '군주의 행렬'만은 전쟁 때 파괴되지 않아 본연의 모습대로 남아있다.  

 

검은 돌에 반항이라도 하듯 건축물의 새로 복원한 면은 지나치게 깨끗하고 하얗다. 마치 사람에 비유하면 '지킬 앤 하이드'처럼 한 건물인데 한쪽은 검고 한 쪽은 하얀 것이 도시의 묘한 느낌을 더 부추긴다.  

 

#카톨릭 궁전 교회 : 2차 세계 대전 떄 무너졌으나 다시 복원된 교회

 

그러한 잿빛의 도시에 보슬비가 내리고, 그러한 와중에 시민 중 하나가 이와 대조되게도 밝은 노란색의 우산을 들고 지나가서 여기가 검은 역사 속이 아닌 현실임을 꺠닫는다. 

 


■ 구시가지와 대조되는 세련된 신시가지

 

잿빛의 도시가 주는 구시가지의 인상과 달리 '드레스덴'의 기차역에서 나와 뻗어 있는 신시가지 쪽은 너무 세련 됐다. 잘 닦인 도로, 세련된 건물과 쇼핑하기 좋은 거리의 상점, 트램, 밤에는 버스킹을 하는 젊은이들도 있다. 구시가지와 너무 대조되는 모습에 내가 같은 도시에 있는 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드레스덴 신시가지 모습. 넓게 잘 닦인 길과 신식 건축물이 들어서고 상점이 많아 쇼핑하기 좋다.
#세련된 트램 정거장. 노란 신식 트램이 달리는 드레스덴

 

나도 이 곳의 어느 '리바이스' 상점에서 발목까지 오는 갈색 세미 부츠를 하나 샀는데, 그 부츠를 볼 때마다 세련된 신시가지와 검게 탄 돌이 그대로 있는 '드레스덴'의 구시가지가 함께 떠올라 묘한 기분이 들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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