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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뉘른베르크] 역사의 뒷면, 악의 평범성 (ft.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1화)

by 앨리05 2020.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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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뉘른베르크] 아름답지만 그렇지 못한_독일 나치의 근거지, 악의 평범성 등

TV를 틀다 우연히 TVN에서 방송하는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를 보게 되었다. 

역사 강의를 재밌게 풀어서 들을 수 있어 기대하였지만,

역사는 사실을 바탕으로 제대로 배워야하기에 조금 논란이 있는듯 하다. 

 

1화의 배경은 <독일의 뉘른베르크>.

독일 여행을 준비하며 이 아름답고 아기자기한 도시의 모습과 다르게 연관된 슬픈 역사적 단어를

알고 있기에 오늘 내용이 다소 무겁겠거니 했는데,,, 정말 프로그램 제목 그대로 독일 나치와 히틀러의

만행에 대해, 그리고 그 후 독일의 진심어린 사과에 대해 언택트로 여행을 떠나듯 볼 수 있는

컨셉은 좋았다.

#독일 뉘른베르크의 모습


<뉘른베르크의 역사적 사실과 스스로 생각하지 않는 인간을 길러내는 현대사회의 '악의 평범성'>

■다크 투어리즘 (Dark Tourism)

-참혹한 참상이 벌어졌던 역사적 장소나 재해, 재난 현장을 돌아보는 여행

 

이런 용어가 별도로 존재하는 하는지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새롭게 알았다. 유대인 '홀로코스트' 사건과 같이 이런 다시는 인류의 역사에서는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될 참혹한 장소들을 돌아보는 투어라는데, 여기에는 상당한 멘탈이 필요할 것 같았다. 잠시 유럽에 있는 시간이 있었을 때 폴란드에 있는 '아우슈비츠' 유대인 수용소를 한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다만, 여행 일정상의 이유로 다소 외곽에 있는 그곳까지 가지 못했지만, 어쩌면 부족한 여행 일정을 알면서도 그 장소의 방문을 뒤로 미룬 건 참혹한 역사적 진실을 눈으로 확인하기보단, 애써 유럽의 아름답고 밝은 모습만을 먼저 보고 싶었던 마음이 컸던 것 같기도 하다.

 


■뉘른베르크 재판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미국, 영국, 프랑스, 소련 4개국이 실행한 나치스 독일 전쟁지도자에 대한

국제군사재판. 재판소가 독일의 뉘른베르크에 있어서 '뉘른베르크 재판'이라고 불린다. 

 

하지만 뉘른베르크는 바로 독일 나치의 거점 도시이기도 했다. 1화에서는 어떻게 히틀러가 잔인한 유대인 학살에 대한 명분을 만들었는지와 그 시대적. 경제적 배경, 그리고 어떻게 사람들을 선동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학교에서는 차마 어린 학생들에게 말할 수 없는 만행에 대해서도 역사적 사실은 '벌거벚겨진 채'로 다룬다. 

아마 방송은 여기에서 다 알려진 역사적 사실에 차별화를 두려고 했는지도 모른다. 

실제 방송에서도 차분하고 논리적인 모습으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독일인 다니엘 린데만씨이 의견이 덧붙여지며, 

좀 더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1화부터 너무 비극적이고 자극적이지 않았나 싶기도 했다.)

 

히틸러의 주장에 이론적 근거가 된 것은 '찰스 다윈이 주장한 우승열패 이론'에서 비롯된 말도 안 되는

'아리아인 순수 혈통에 대한 집착과 인종 우월주의'였다. 또 이러한 이론에 더해 대중을 몰아가는 연설과 무대 기법,

그리고 그 당시 1차 세계대전 폐배 후 너무 열악했던 독일의 경제 상황과 전쟁 배상비를 갚기 위해 무제한으로 찍어낸 독일 화폐의 가치 하락으로 찾아온 경제적 '인플레이션'등은 독일 시민의 나약해진 심리적인 부분까지 파고들어

나치의 선동과 정권 장악에 동조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잘못된 집단의식에서 나온 '애국심'은 나치의 정치적 선동에 이용되거나 '인간교배장' 같은 또 다른 나치의 만행에 이용되게 된다. 

 

정말 무서운 것은 인간에게 어떻게 잘못된 명분을 심어 주고, 심리적으로 자극을 주면, 

그냥 일반적으로 봐도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들이 저렇게 정당화되어 집단적으로 이뤄질 수 있냐는 점이다.

 


한나 아렌트 '악의 평범성'

-나치에 의한 유대인 학살이 상부의 명령에 순응한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자행되었음을

말하는 개념. 즉, 유대인 학살을 저지른 그들은 광신도나 반사회적 성격장애자가 아닌

상부에서 시키는 대로 하라면 하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자행되었음을 말하는 개념이다. 

하여 한나 아렌트는 '사고의 부재'(스스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스스로 생각하지 않는)는

'악의 평범성'의 위험을 낳는다고 말했다.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전쟁이 막을 내리고 독일 나치에 대한 반감이 치솟던 그 시절 위와 같은 주장은 굉장히 위험한 주장이었다.

또한 한나 아렌트 본인이 유대인 철학자이기도 했다.

그녀는 유대인 학살의 주범인 아돌프 아이히만이 이스라엘 비밀경찰에 잡혀 예루살렘에서 재판을 받을 때

이 재판에 참관하게 되고, 이를 지켜보며 위와 같은 생각이 담긴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쓰게 된다.

지금은 스스로 객관적 중심을 지키며 인간의 본성을 심리적 깊은 곳까지 꿰뚫어본 철학적 통찰력에 감탄을 하지만

그 당시에는 한나 아렌트의 이러한 의견은 정말 많은 공격을 받았다고 한다. 

 

다만, 지금을 살고 있는 내가 무서운 것은 저러한 '악의 평범성'이 크던 작던, 현재에도 우리가 살아가는 일반적인 사회에서 조금씩 통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직장에 들어가면, 그것이 옳든 아니던 직장 상사의 의견에 무조건 동의하거나 'Yes'맨이 되는 것이 사회 생활을 하는데 편한 길임을 알고 오랜 시간 그렇게 길들여진다.

 

수직되고 경직적인 문화는 '이런 것이 사회생활을 잘하는 팁이야'라는 말 속에서 개인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없는 '사고의 부재'를 당연시 여기게 만드는 사회문화를 만들어 낸다. 이런 잘못된 집단주의 문화에서 올바른 생각을 가진 개인이 있어도 다수의 무리에서 이탈하지 않기 위해 의견을 감춘다. 나는 승진이나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굽신되게 만드는 이러한 집단주의 문화가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스스로 '사고하는 개인'이 아닌 '악의 평범성'을 용인하는 수동적인

개인을 길러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끔 할 때가 있다. 

 


뉘른베르크 여행시,,,,

#예쁜 독일식 접시에 담긴 뉘른베르크 소시지

너무 무거운 이야기만 한 것 같은데 내가 여행한 때로 돌아가면, 뉘른베르크에는 잠시 들렸지만, 역시 벽에 나무로 장식을 넣은 집들이 아름다웠으며, 뉘른베르크는 맥주와 함께 '손가락 모양 소시지'가 유명한 곳이다. 뉘른베르크를 돌아다니면 블로그에 맛집으로 소문난 곳이 꼭 아니더라도 여기저기서 소시지 냄새가 솔솔 풍겨온다. 한번쯤 가보면 소시지도 먹고 이런저런 역사에도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는 그런 도시이다. 

 

<또 다른 독일 여행지_독일 로텐부르크_24시간이 크리스마스인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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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독일 로텐부르크_24시간이 크리스마스 마을

한 여름의 크리스마스. 독일의 작은 마을인 로텐부르크에 가면 흰 눈이 쌓인 크리스마스트리, 화려한 장식, 호두깎이 인형과 친구들, 커다란 선물들이 언제 어느 때곤 크리스마스와 같이 즐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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