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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보낸 시간 여행/유럽대륙 돌아다니기

오스트리아 그라츠(Graz), 유럽 전통 크리스마스마켓(Ft.세빛둥둥섬)

by 앨리05 2020.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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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그라츠, 유럽의 크리스마스 마켓

오스트리아 그라츠에 기차를 타고 도착한 건 밤 8~9시경으로 기억한다. 

늦은 밤이 여서 였을까, 아니면 눈앞에 펼쳐진 도심의 화려한 조명 때문이었을까,

때는 크리스마스가 있는 12월이기도 하였지만,

그라츠에 도착했을때 반짝반짝 빛을 내며 돌아가는 작은 관람차와 그 앞을 지나가는 놀이용 기관차를

보며 잠시 잠깐 내가 다른 세계에 온 듯한 꿈을 꾸고 있는 줄 알았다. 

 

#오스트리아 그라츠의 도시 입구에서 마주친 작은 놀이 동산, 관람차와 미니 기관차, 저녁의 야경과 그 곳을 더 화려하게 만드는 웃음소리

11월이 지나갈 무렵의 유럽의 도시들은

저마다의 크리스마스 준비로 바쁘다. 

도시의 중심이 되는 너른 광장에는 크고 높은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지고,

그 주변으로 하나둘씩 저마다의 테마를 가지고 크리스마스 마켓들이 선다. 

 

그 마켓에는 아기자기하고 알록달록 귀여운 크리스마스 장식들을 팔기도 하고,

직접만든 개성 있는 무늬의 가방이나 손수건, 다이어리나 팬 같은 같은 수제품이 있기도 하다. 

 

시끌벅적한 사람들의 수다 소리와 캐럴 소리가 한데 모아져 웅성이는 곳으로

향긋하고 맛있는 냄새가 풍겨져 와 시선을 돌리면 갓 구운 빵과 소시지 요리를 팔기도 하고,

거기엔 어김없이 절대 빠질 수 없는 시원한 수제 맥주가 있다.

 

#그라츠 시청 광장 쪽으로 들어선 크리스마스 마켓들과 거리를 가득 메운 사람들, 그리고 시청 쪽으로 비추는 조명 쇼가 12월의 사람들의 설레임을 가득 담아내고 있다. 

이렇게 즐겁고 흥겨운 크리스마스 마켓은

유럽의 도시의 규모와 상관없이 어디던 12월의 핫 플레이스가 된다.

 

그러한 유럽의 크리스마스 마켓을 대표하는 나라 중 하나가 오스트리아이다. 

특히, "오스트리아 빈, 인스브루크, 잘츠부르크, 린츠, 그라츠" 이 5 도시는

크리스마스 마켓 투어를 할 정도로 유럽에서 오랜 전통을 가진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마켓이 들어서는 도시이다. 

 

#지붕 위 장식이 예뻣던 크리스마스 마켓 중 하나.

유럽에 있는 동안 한 번은 크리스마스 마켓이 서는 때에 전통 있는 도시를 여행해 보고 싶었다. 

그렇게 도착한 그라츠는 거리에 온통 크리스마스 불빛과 장식들이

내 설레는 마음을 알아차려 주는 듯 그렇게 반겨 아름답게 나를 반겨주었다. 

 

#도시의 거리마다 크리스마스 조명이 반짝이던 화려한 그라츠의 모습

 


그라츠, 오스트리아 제2의 도시, '세빛둥둥섬'의 원조  

그라츠는 오스트리아의 수도인 빈 다음으로 두 번째로 큰 도시이다. 

그라츠는 오스트리아 남동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현재 약 6만 명의 학생이 거주하는 대학도시로 발전하였다. 

또한 2003년에는 유럽의 문화 수도로도 지정되었다.

 

오스트리아 제2의 도시답게 낮에 본 그라츠의 도시의 길은 넓고 곧게,

그리고 도시 위를 달리는 전차도 신식에, 전차가 달리는 길도 반듯하게 닦여

정말 잘 정돈된 듯한 느낌을 주는 도시였다. 

 

우리나라와도 꽤 인연이 있다고 할 수 있는데,

현재 한강의 '세빛둥둥섬'의 모델이 된 것이 바로 이곳 그라츠의 '무어섬'이다.

한강에 '세빛섬'이 만들어질 당시 이름부터 이래저래 말들이 많았건만 어찌 됐던 간에 

아래 사진을 보면 규모는 작지만 '세빛둥둥섬'의 영감이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있다. 

#그라츠 무어강의 무어섬, 현재 한강 세빛둥둥섬의 원조? 모델

 

그라츠의 '무어섬'은 '03년도 그라츠가 유럽의 문화 도시로 선정된 기념으로 만들어진 인공섬이다. 

나는 아직 한강 올림픽대로에 있다는 '세빛섬'에는 가보지 못했지만,

저 먼 나라의 무어강의 '무어섬'은 건너가 보았다는 게 좀 아이러니하기도 했다.   


그라츠의 상징 시계탑, 그리고 언덕 위에서 마신 따뜻하게 끊인 와인

언덕위 구시가지로 가면, 그라츠의 상징이기도 한 다소 정겨운 모양의 시계탑이 서 있다. 

그 언덕까지는 걸어서는 꽤 올라가야 하기에 곤돌라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많다.  

 

시계탑도 보기 좋지만 높은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는 탁 트인 시가지의 모습과

주황색 지붕의 그러데이션이 펼쳐지는 풍경이 정말로 시원하고 아름답다.

 

#시계탑이 있는 언덕 위에서 내려다 본 그라츠의 모습. 여기서도 '무어섬'이 보인다.

사실 시계탑이 있는 이 곳은 슐로베르크라 불리며 19세기 초 합스부르크 왕가가

나폴레옹에게 패하며 대부분 파괴되기 전까지 그라츠를 지키던 요새 역할을 하던 곳이었다. 

지금은 시계탑과 종루만 남았는데, 전쟁에 패한 당시 그라츠 사람들이

최소한 시계탑만이라도 보존시키기 위해 모두가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헌납하였다고 한다. 

그렇기에 시계탑은 그라츠 사람들이 지킨 그라츠의 상징이자 지금도 휴식처로 사랑받는 곳이다.

 

#그라츠의 상징인 언던 위 시계탑

또 언덕 위에 올라오면, 여기에도 언덕위에도 작은 마켓들이 서 있는데 이 곳도 꽤 볼만하다. 

 

#언덕위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구입한 머그컵에 따뜻하게 끊인 보랏빛 와인을 한잔하며^^

그 중 한 곳에선 따뜻하게 끊인 보랏빛 와인을 팔고 있었는데,

쌀쌀한 12월의 날씨 속에 그라츠에 언덕 위에서 따스한 와인을 호호 불어마시며

조금은 알딸딸한 기분으로 아래를 내려다보면, 내가 와인에 취한 건지 풍경에 취한 건지

그냥 그 날의 기분에 취한 건지 모르게 된다. 

 

#언덕 위에서 다시 만난 크리스마스 마켓. 이 곳이 좀 더 전통적으로 보였던 건 기분탓인가. 


그밖에 그라츠의 도시 곳곳을 산책하듯 이리저리 걸어 보는 것도

그라츠가 왜 유럽의 문화 수도로 지정되었는지 느낄 수 있는 좋은 방법 일 것이다.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마켓을 찾아 떠난 여행은 이 정도면 성공이지 않을까. 

#낮에 보는 크리스마스 마켓들. 위에 곰돌이 인형 장식이 너무 귀엽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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